제17회 삶의향기 동서문학상 당선작 2024년 12월 17호
1차 기초심, 2차 예비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21편의 작품 수준은 대체로 고른 편이었다. 이는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없다, 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첫눈에 차지는 않았지만, 좋은 동화 동시를 쓸 수 있는가를 염두에 두고 심사를 하는 일은 보람 있는 일이었다.
동화의 경우, 다른 산문과는 확실히 구분을 지을 수 있는 점은 환상을 줄 수 있는 글이어야 하고 독자에게 상상력을 주거나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내용 전개가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앞 문장과의 연결 부분이 억지스러운 글이 있었다. 또한 시대적인 흐름이라 어쩔 수 없겠으나 결손 가정 소재가 많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고, 읽는 동안 마음이 아팠다. 마지막으로, 판타지 동화에도 기승전결과 논리성은 지켜줘야 한다는 점은 자주 지적되는 말이지만 한번 더 언급하게 된다.
동시의 경우, 누구나 경험하고 겪은 것에서 글감을 찾아내는 것,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만나게 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사물을 정확히 관찰하고 듣는 일은 동시의 다양한 장면을 구사할 수 있는 기본이 된다. 동시의 흐름이나 쏠림에 기웃거리지 않는 ‘내 것’인 동시를 쓰시기 바란다.
반려견 꽃님이와 라온이, 그리고 할머니가 되어 나타난 꽃님이의 위로가 작품의 뼈대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들뜨지 않은 차분한 흐름이 좋았던 동화 「분홍 꽃핀」.
어려운 일에 맞닿을 때,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날 나를 보호해 주는 곳. 시의 흐름에 무리가 없고 마지막 ‘햇살에 말린 옷처럼’ 다가왔던 동시 「안전문」.
시골 책방 고양이 오니온, 다솜이와 혜민이 펜던트에 얽힌 얘기를 꾸려 가는 힘이 느껴지는 「책방 고양이」를 상위에 올렸다.
지면 관계로 다른 글은 언급하지 못함을 양해 바라며 앞으로도 아동 문학의 첫 번째 독자는 어린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글을 써 주기 바란다.
아동 문학 응모작 4천여 편 중에 뽑히신 여러분 축하합니다. 무엇보다 함께했던 응모자 여러분께도 따뜻한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