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4년 12월 1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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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안에 갇혀 익숙해지는 몸의 언어
표정 바꿔가며 외모를 다듬는 거울이 네모다
액자 속 독사진은 죄다 영정사진 보는 듯 엄숙하다
네모, 사각 틀, 잘 짜인 棺
태극기가 교훈과 급훈이
사각 액자 속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교실 한쪽엔 베토벤, 이삭 줍는 사람들
뒤편으로 보이는 국민교육헌장이
식당으로 손 전화기 들고 경배하러 온 가족들
네모난 식탁에 각을 세우고 둘러앉아
사각 틀 바라보며
네모 속으로 영혼을 던지고 있다
수족관에 납작 엎드려 눈만 끔벅이던 넙치가
눈을 돌려 아무리 가격표를 보려 해도
보이는 건 네모난 하늘, 유리 바깥세상
결국 제 몸값을 모른 채 사각 링에 오른다
사각 틀에 박혀 빠져나오려 애를 쓰지만
결국 나오지 못하고 누워버린다
모퉁이를 찾으려 애를 써 보아도 탈출구를 주지 않는다
죽음마저도 사각의 테두리 안에서
지쳐 누우면 보이는 천장도
어쩜, 사각
우리는 네모 안에서 구석지게 살다
죽음의 입구를 바라보게 되겠지
네모난 일기장을 덮고
네모난 카드로 타로점을 보며
네모난 오동 관에 누워
네모로 보이는 까만 하늘 아래
사각모 떨어진 머리 흔들어대며
사각사각 소리 내어 모서리 씹어가며
死角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