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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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서사시 - 한미관계 150년>
핵은 인류에게
공포를 가르쳤지만,
그 공포는 또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분단은 우리에게
상처를 남겼지만,
상처는 화해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역사는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 쓰이고 있다.
오늘 우리의 선택이
내일의 행복을 만들고,
오늘 우리의 말이
미래의 평화를 만든다.
부디 한반도가
강대국의 전장이 아니라,
문명을 잇는 다리가 되기를.
증오의 최전선이 아니라,
화해의 첫걸음이 되기를.
핵의 그림자가 아무리 짙어도
새벽 동쪽 하늘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막지 못한다.
전쟁의 시대를 넘어
평화는 언젠가 반드시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아직 어둠이 짙다.
21세기 우크라이나의 들판에서
포성이 울리고,
중동의 사막에서도
미사일이 날아오를 때,
세계는 한 가지 사실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핵보유국과 비핵보유국의 전쟁에서
핵무기가 동원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핵 강대국들은 상대를 향해
수천 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핵미사일 단추를 누르지 못하고 끙끙댄다.
왜 그럴까?
핵무기를 앞세워 승리할 경우
동시에 자신의 멸망이 오기 때문이다.
핵은 너무 강해서
사용할 수 없는 무기가 되었다.
아직까지는....
너무 강력하기에 쓸 수 없는 무기가 존재한 것은
인류역사상 최초다.
과거 전쟁은 신무기를 개발하는 자가 승리했다.
그것이 전쟁의 역사였다.
평화는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에 불과하다 했다.
전쟁에서 이기는 자가 평화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그런 정설이 깨지는 역설 속에서
인류는 불안한 평화를
오늘도 이어간다.
북한 역시 긴 세월 끝에
스스로를 핵보유국이라 선언하며
동북아의 바람을
새롭게 흔들기 시작했다.
그것을 공식 인정하는 것과 관계없이
세계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바라보지 않는다.
중국, 러시아는 북한이 핵무장을 하기 전에
미국과 함께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 보유를 선언하자
유엔 대북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계산도 달라지고 있다.
북한의 ICBM이 미 본토나 하와이를 타격할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염려하고
그것을 방지할 대북 정책을 앞세운다.
남한이 북한과 전쟁을 하면
북한 ICBM이 미 본토로 날아올
가능성을 염려해 한국이 조심하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분단의 산맥 위로
새로운 시대의 계산법이
천천히 자리 잡고 있다.
북한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북한 핵을 전제로 한 한반도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한반도의 시간은 21세기 핵 시대와 함께
또 다른 역사의 문 앞에 서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가 살아남아 같이 행복할 수는 없는가?
그런 미래란 불가능한가?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이후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으니
과거를 돌아보는 일부터 해보자.
거기에 혹시 어떤 해법의 실마리가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한반도가 비핵화의 토론장에서
핵무기 사용과 보복의 말 폭탄이 작열하는
각축장이 되기까지의 수십 년 역사를 살펴보자.
70여 년 세월 동안
한반도에서 상호작용한 주체들은
남북한과 미국이 주를 이뤘다.
6.25 전쟁에 많은 나라들이 개입했지만
정전이후 오늘 날까지 남북한과 미국 등
3 개 국이 주역을 담당했다.
냉전 전후 힘의 논리가 가장 첨예한 지배력을 행사한 현장인
한반도에서 최강자인 미국이니
미국을 주목해서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자.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의 권리(Right)로
남한에서 치외법권의 성역을 구축했고,
정전협정이 평화의 문으로 나아가는 길을 봉쇄했다.
동시에 미국은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의 시스템을 만들어
주한미군이 미 본토 수호를 위한
중·러 견제의 세계전략(SIOP, OPLAN 8010)을 최우선 수행토록 하고 있다.
오산과 군산 미군기지의 하늘은 중러에 대한
정찰과 타격태세로 뜨거웠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국법의 장막 뒤에 숨겨진 대륙 작전의 비밀주의와
SOFA 조항의 침묵 조항으로
한국의 자주권과 민주주의는 멍들고,
국민은 주권자가 아닌 개돼지로 전락했다.
미국에게 한반도는 최상의 전략요충지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핵강국 중국과 소련, 러시아를 지근거리에서 견제하는 것은
미 본토 수호에 더할 나위 없는
전략적 우위를 점한 것을 의미한다.
주한미군의 위협에 대륙 국가들이 군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백 발의 미사일 등을 오산, 군산을 향해
실전배치해놓은 것에 대해 한국이 침묵하니
미국에게는 금상첨화다.
주한미군은 미국이 대륙의 핵 강국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으니
남한에 영구 주둔하는 것이
미국에게는 가장 이윤이 많이 나는 선택지다.
영구주둔이 가능한 조건은?
한반도에서 전쟁도, 평화통일이 허용되지 않는
적절한 긴장 상태의 유지다.
주한미군이 계속 한국에서 버티고 있는 것이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상황이어서
미국은 끊임없는 대북 군사작전과
참수작전 훈련으로 북녘을 자극하며
남녘을 미제 무기로 최대한 무장시키는 작전을 취하고 있다.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국가연합의 서광을 비추었으나,
'분단 유지와 미군 주둔'이라는 미국의 국익 앞에 가로막혀 무산되었다.
미국은 남북교류협력을 희망하는 문재인과
북한 핵에 대응해 자체 핵무장을 언급한 윤석열 시절
한미워킹그룹과 핵 협의기구라는
정교한 통제 장치를 만들어
남녘 정부의 자주적 입지를 좁혔다.
그 결과 한국 정부는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작전에
말 한마디 얹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더 강하게 갇혀 지내고 있다.
북녘은 핵과 미사일 개발의 페달을 계속 밟으면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지칭되면서
'적대적 두 국가론'이라는 극단의 칼을 빼 들었다.
다음은 북한이 핵을 만든 이유를
북한을 주목해 살펴보자.
첫 시작은 6.25 때부터다.
전쟁 당시 미국이 핵무기 사용을 검토했지만
세계 3차 대전 등을 우려해 포기한 뒤인
1958년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
최대 950기.
미국은 그 핵무기로 핵보유국인 중국, 소련을 겨냥했지만
겉으로는 대북용이라면서 북한을 위협했다.
당시 핵이 없던 북한에 수백 발의 핵무기를 사용한다?
이는 비용과 결과를 따지는 미국식 합리주의에 맞지 않다.
더욱이 6.25 당시 북한에 핵을 사용하는 것은
산악지대가 많고 인구 밀집지역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
합리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었다.
하지만 전쟁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았다.
6.25때 북진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중국이 참전하지 않는 수준에서 북한 점령을 한다는
작전계획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국력이 수 백 배인 미국의 태도에 겁을 먹고
자신들도 핵무기를 만들려 시도했다.
북한의 핵 개발은 소련의 원자력 지원으로
토대를 구축한 뒤 수십 년의 과정을 거쳤다.
북한은 1950년대부터 소련의 원자력 기술 지원을 받아
영변에 원자력 연구소를 건설하고
1965년에는 IRT-2000 연구용 원자로를 가동한 뒤
1970년대부터는 플루토늄 추출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전후 소련해체이후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해
수백 만 명이 아사하는 고난의 행군 시기를 지나면서
체제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미국은 북한이 자체 붕괴할 것이라며
대북 봉쇄 압박정책을 강화해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내는 식의 압박을
북한은 이에 맞서기 위해
핵무기를 궁극적 방패로 만들려 시도했다.
1990년대 초, 위성사진이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포착하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야망을 확인했다.
1·2차 북핵 위기와 협상이 실패한 뒤
1993년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하며
첫 번째 핵 위기를 촉발했다.
미국이 영변을 폭격하는 것을 클린턴이
검토했지만 멈췄다.
그렇게 할 경우 한반도 전면전이 불가피했지만
한국과 사전에 합의하지 않았다.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갔고
1994년 제네바 합의가 나왔다.
클린턴 행정부는 제네바 합의를 통해
경수로 지원과 단계적 비핵화를 약속했으나
합의는 이행되지 못했다.
2002년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지목하며
2차 핵 위기가 발생했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을 주도해
합의한 내용을 2005년 9·19 공동성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그 직후 미국이 폭로한 북한 달려 위폐 사건으로
대북 금융 제재에 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단 1년 만에 합의는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2006년 북한은 마침내 첫 핵실험을 강행했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강화되었으나,
북한의 핵 기술 발전의 가속도는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고
아니면 체제 유지를 위한 포석이었다 했지만
그 경계는 모호했다.
당시 국제 정세는 9·11 테러와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선포로 요동쳤다.
2001년 9·11 테러이후 미국은 국가안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부시 행정부는 '악의 축'으로
이라크와 이란, 북한을 지목했다.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했다는 이유로
침공해 사담 후세인을 처형했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미국의 위협 속에 리비아가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고 이어 발생한 리비아 내전에
미국 등이 개입해 카다피는 2011년
길가 하수구 부근에서 죽었다.
세계와 북한이 그 장면들을 보고 확인했다.
“핵이 없으면 우리가 저 꼴이 된다.
핵무기가 없는 국가는 강대국의 군사적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북한은
더욱 더 핵무장에 매진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었다며 밝혔다.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
2017년.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협박했다.
"화염과 분노."
2018년 트럼프가 김정은과 악수했다.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둘은 만났지만 회담은 결렬됐다. .
그리고 2025년.
트럼프가 다시 집권했다.
김정은 러브콜을 멈추지 않는다.
왜인가.
트럼프가 계산했나?
북한 핵은 기정사실이다.
이것을 뒤집으려면 전쟁을 해야 한다.
전쟁을 하면 주한미군이 피해를 입고
북한 ICBM이 미국 영토를 타격할 가능성도 있다.
남한이 불타는 것은 역대 미 정권이 내린 결론에 따르면
미국익을 위해 불가피하다.
하지만 주한미군과 미국 영토에 대한 피격은
미국이 손해고 자칫 트럼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
북한을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된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해도 그렇게 부르면 된다.
동시에 북한 핵이 있으면
주한미군이 있어야 할 명분이 생긴다.
한국이 더 많은 미군 무기를 사야 한다.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
북한 핵이 주한미군 주둔으로 얻을 수 있는
황금알의 영양분이 될 수 있다.
트럼프의 영악한 사업가적 정치기질은
북한 핵 무장이후의 한반도 전략은
역시 분단 지속이고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중러와 북한을 통제하는 것으로 압축되는 것으로 비춰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또 하나의 교훈을 지구촌에 확인시켰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동서간의 총력전 비슷하게 되면서
21세기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핵무기를 포기한 대가로
안보 보장을 약속받았으나,
그 약속은 무색하게 무너졌다.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로 우크라이나와
장기 소모전을 벌이면서도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가끔 간접화법으로 그 사용 가능성을 위협한다.
이어 발생한 이란-미국 전쟁에서 핵 강국인
미국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하지만 최후의 수단이 핵이라는 것을
완전 배제하지 않는다.
트럼프의 갈짓자, 횡설수설형 화법에 담긴
극단적인 표현에서 위협을 느끼라는 암시가 담겨 있다.
누구나 최악의 경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니까.
어쨋든 두 전쟁은 핵보유국과 비핵보유국 간의
21세기 전쟁 특성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이 전쟁은 북한에게 어떤 교훈을 주었을까.
핵무기가 실전에 사용되지는 않더라도
그 존재 자체가 잠재적인 절대적 파괴력 또는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한편 박정희도 자체 핵무장을 시도했다 좌절한 것도
북한을 자극했을까?
1970년대 미국이 베트남에서 패퇴한 것을 본
박정희는 미국 군사력의 한계를 목격하면서
닉슨 독트린이 선언되자,
자체 핵무장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협상해 핵재처리 시설을 도입하고,
캐나다에서 원자로를 수입하며,
비밀리에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의 첩보망은 이를 포착했고,
워싱턴은 키신저를 앞세워 거센 압박을 가하면서
카터 대통령이 핵연료봉을 회수하려 하자
박정희는 결국 굴복했다.
이는 미국이 남한의 자체 핵무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였다.
한국은 핵무장의 꿈을 접었으나,
그 열망은 오늘날까지도 한국 사회 깊은 곳에
불씨로 남아 북한의 핵보유 선언 이후
윤석열 정부 시절 모습을 들어냈다가
미국의 핵우산 제공 강화 조치에
일단 지하로 잠복했다. .
내일의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까?
북한은 비핵화 절대 불가, 남한도 핵세례 대상이라고 공언하고
한미는 북한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최고수준으로 높여
중러와 같은 수준에서 대처하기로 했다.
가까운 시일 안에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면전 또는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은 낮지만
남북은 여의도의 이전투구처럼 지배 의지의
무한경쟁장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양쪽 무력 차이는 심하다.
미국이 핵무기와 국력에서 북한보다 수백 배,
남한은 재래식 무기에서 북한보다 월등히 강해서
북한이 먼저 도발할 개연성은 낮아 보이고
미국도 북한보다 핵무기가 훨씬 많은
중국, 러시아가 더 큰 적이기 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선제타격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반도에서는 분단 지속이라는 상한선 속에
두 진영의 대치가 심화되면
강대국들의 담합성 입질이 쉬워지는 측면이 있다.
동북아 역사가 보듯 강대국들은
대국의 이기주의 계산법을 가지고 있어
약소국가는 희생양으로 삼는 일이 반복된다.
과거에 그랬고 앞으로 더 그럴 것이다.
남북은 의도하든 안하든 간에 각각
미·중·러 강대국의 이기주의 계산법 속에 갇혀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우크라 전쟁, 이란 전쟁 등에서
강대국간 이해관계를 챙기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한반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그 양상은 북한 핵 보유 이전, 이후가 다르다.
중·러의 유엔 대북제재 공조가 흐려지면서
북한이 경제는 중국, 무기는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할 태세다.
남한은 자주회복을 말하면서도
한미동맹 강화를 외치는 형식으로
미국의 심기만을 살피는 소심한 정치로
과거 정권과 유사한 태도를 보이면서
주한미군과 유엔사의 거대한 벽 앞에 입을 닫고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통해
여전히 한반도를 자신의 전략적 이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중국과 러시아는 그에 맞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장하려 한다.
이러한 강대국의 각축 속에서
한반도 주민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궁극적 질문이다.
분단의 장벽을 넘어 평화를 구축할 것인가,
아니면 핵의 그림자 아래서 계속 갈등을 키울 것인가.
분단의 오랜 상흔 위에
북녘의 핵보유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동북아의 거대한 군사 구도가 변하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포성에서
21세기 핵과 재래식 전쟁의 한 형태가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한반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를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해 보자.
먼저 불행한 미래다.
예를 들어
향후 10년, 중국이 G1으로 부상하고
북중 경제 협력과 북러 군사 협력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이에 맞서 한미일 군사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대미 예속성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남북 관계의 개선은 요원하고,
한반도는 강대국 간 대결의 최전선이 되면서
북한의 핵무기는 더욱 고도화되고,
미국의 전략 자산은 한반도에 더 자주 전개되며,
우발적 충돌의 위험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한반도가 전쟁에 휩쓸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만약 핵무기가 실전에 사용되는
미래는 어떨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생략키 어렵다.
북한과 한미가 서로 상대방에 대해
핵무기 사용을 삼가치 않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이고
미국의 경우 자국이익, 즉 미 본토 수호를 위해
한반도를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과거에 핵보유국 간에는
전면 핵전쟁이 나면 모두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며
상호확증파괴라는 말이 흔히 거론되었다.
핵전쟁은 피아 모두 괴멸적 파괴와
수천 발의 탄두가 뿜어낸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리는
핵겨울을 초래해
기근과 방사능, 문명의 완전한 붕괴를 피할 수 없어
군사적 승패를 가리기는커녕
인간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는 논리다.
만약 ICBM과 SLBM이 대륙과 대양을 건너
무차별적 불소나기를 퍼붓는다면
수도와 산업단지, 대도시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승자 없는 인류절멸의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보았다.
어느 학자는 자멸의 직행 코스인
전면 핵전쟁이 나면
승자 없이
사용한 나라, 맞은 나라와 함께
지구가 죽는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재한 핵전쟁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
80년간 지켜온 '핵 금기(Nuclear Taboo)'의 금기를 깬
핵무기 선 사용은 자살적 선택으로
대규모 핵 보복과 재래식 타격의 이중주 속에
사용국의 영토는 초토화되고
가장 가까운 동맹마저 등을 돌리고
국제사회의 '악마'로 고립된다.
설령 가해국이 살아남는다 해도
지구촌 차원의 전면적 무역 금지와
금융 차단, 자산 동결의 경제적 파탄 속에서 사멸한다.
법적·도덕적 심판도 심각하다.
핵 선제 사용은 국제법의 정면 위반으로 규탄 받고,
인류 역사에 영원히 각인될
중차대한 전쟁 범죄자의 오명을 피하지 못한다.
환경적 재앙과 내부 붕괴라는 재앙이다.
핵 선제 사용으로 인한 국경을 가리지 않는
방사능 낙진과 핵겨울 속에,
자국민의 통곡은 정권의 퇴진과
내전의 도화선이 된다.
한반도 미래에 대한 두 번째 상상은
평화의 새로운 물결이 넘치는 낙관적 시나리오다.
긍정적 전망이다.
그것은
남북이 군사력에 의한 통일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평화 공존과 국가연합의 당위성을
아래와 같이 실천할 경우다.
첫째, 한국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한미동맹을 정상화하여
주한미군의 치외법권적 지위를 백지화하고,
진정한 주권 국가의 위상을 확보한다.
둘째, 남북한의 정치체제가
분단 기생 또는 그 수호세력이 청산되고
7천만 민족이 형제자매라는
근원적인 논리가 통합적으로
반영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대외적으로 확실하게 담보되는
한반도 포함 전 세계 비핵화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셋째,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완충지대로 삼으려는 옛날의 틀을 깨고
동북아 다자 안보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
이런 미래라면 한반도는 평화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조건이 충족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어렵다 해도 시작이 반이라 했다.
현실을 살피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우선 핵무기의 존재는
전쟁을 끝냈고 또 방지하는 역설적 역할을 하고 있으나,
핵에 기반한 질서는 유리잔처럼 위태롭다.
미국, 러시아의 경우 최고 지도자가
핵 가방을 쥐고 있는 현실에서
한 사람의 오판이나 한 줄의 잘못된 정보로
한 발의 오발이면 단 몇 분 동안
인류가 쌓아 올린 문명이
재가 되고 지구는 무생물 지대가 된다.
핵무기 존재 속 평화는 얇은 얼음판 위를 걷는 듯
불안정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반도에서 무력에 의한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깨달음을 확인하고
강대국들의 완충지대 압박을 이겨내면서
평화 공존과 국가연합의 당위성을 스스로 움켜쥐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한반도는 핵의 공포와
예속의 사슬을 벗겨내고,
자주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써 내려 갈 수 있을 것이다.
드리는 말씀
이 연재는 한반도 근현대사 서사시는 미국 국무부 비밀해제 문서, FRUS(미국 외교관계 문서), 맥아더 점령 관련 역사 기록, CIA 비밀해제 자료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한미근현대사는 주로 국내에서 보고 들은 것을 중심으로 엮어져 미국 워싱턴 정부의 동북아 전략과 그 속의 한반도 정책이라는 설명이 거의 생략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존재는 엷어지고 남남, 남북 갈등이 주로 소개되었다. 이는 정사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미 행정부의 정책이 생략되는 근현대사는 역사바로잡기가 요구된다. 이 서사시 연재는 그런 시도의 하나이다. 역사는 360도 전 방위에서 살피는 자세로 기술되어야 한다. 생략과, 침묵 심지어 허위 속에 숨겨진 진실을 읽는 것, 그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