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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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은 모서리의 빛
오래된 고등어의 비린내를 못 견뎌 고양이에게 내어주고 거울 앞에서 낯선 얼굴로 웃는다. 정말 낯설어진다. 누구인가를 묻고 싶어진다.
새벽 잠에서 셋째발가락이 아파 깬 그가 창문에 비친 바람의 눈을 본다. 경고처럼 보여 엄지손톱으로 낮은 곳을 쓰다듬는다.
자서전처럼 텃밭에 감자를 쓰고, 여물 즈음에 얼굴이 익어 부끄러운 시인의 별을 묻는다. 국화를 옆에 두고 시리고 시린 마음도 묻고 덧대지 않은 수채화 같은 지난 아쉬움을 유화처럼 진하게 되뇌인다.
이별을 깨달아 스물에서 서른을 넘기기 전에 술 냄새를 맡는다. 숙취가 속을 흔들어 뱃속에 노을을 담아둔다. 아무도 듣지 못한 추락은 벽안에 갇히고 차라리 시끄러운 귀를 부르고 싶어한다.
겉옷을 입고 우리 엄마라는 여자를 기다리며 그 여자의 얼굴에서 기억처럼 녹은 눈사람을 얼려 놓는다. 그가. _김명주(시인)
김성교 시인의 『네모 세모 원』은 제목이 기하학의 기호다. 그는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고, 그곳에서의 암울한 시간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시는 따스하고 삶에의 균형을 잡고 싶어한다. “사랑은/ 저울추처럼/ 모자라지 않게, 넘치지 않게/기울지 않게 하는 일”—「사랑」 일부처럼 삶에의 철학이 드러나는 시집이다. _김민정(시인·수필가·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